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富者 혐오증

2008/10/23 19:36 Tags » , , ,
  예전에 신문 기사를 보다보니 한국의 백만장자 증가율이 세계 4위로 그 증가율이 매우 빠른 편이라고 한다.  물론 최근의 그리고 앞으로 있을 주식시장 및 부동산시장의 폭락에서 많은 이들이 백만장자 클럽에서 쫓겨나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富者들이 빨리 늘고 있는 사회에서 그 富者들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서양의 청교도 윤리에 따르면 사람은 신이 그에게 선사한 시간을 의미있는 노동에 사용해야 한다. 정당한 노동을 통해 富를 축적하는 것은 바로 그가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래서 미국사회(가장 청교도윤리적인)에서는 정당한 노동을 통해 富를 축적한 자는 떳떳히 자신의 富를 누릴 수 있고, 사회 또한 그런 富者를 올바른 富者로 인정해준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어떨까? 한국사회는 富者들에게 어떠한 시선을 보내고 있을까? 우리는 그들이 그저 부모를 잘만나서 혹은 운이 좋아서 혹은 뒷돈을 잘줘서 부자가 된 것이라고 치부하고 자기 위안을 하지는 않는지 잘 생각해볼 일이다. 심지어 한국사회는 富者들을 죄인 취급까지하고 그들의 소비, 그들의 생활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부자든, 서민이든 모두 소비를 해야한다. 그것이 생필품이든 사치품이든 소비는 이루어져야 경제가 돌아가니까)

  도대체 왜 그럴까?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데 과연 단순히 그런 질투 때문일까? 아니면 한국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남의 부와 성공을 질시하는 유전자를 타고 나게 된 것일까? 나는 그 주된 원인이 한국 근현대사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주된 원인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일제강점기 친일파 청산 작업을 들 수 있다. 일제강점 시절 매국 행위를 하고 일본 측에 서서 기업을 하거나 일본 경찰, 군대 안에서 일제의 하수인을 하던 이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오히려 초대 이승만 정권의 권력을 물려 받게 된 것이다. 민족의 피를 팔아 돈을 벌었던 자들이 독립이 된 후에도 권력의 중심에 앉아 富를 향유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국가를 위해 목숨 바쳤던 독립 투사들과 그 후손들은 길거리로 내쫓겼다. 광복 직후의 부자들은 대부분 친일파였다는 명제가 틀리지 않다는 가정아래  당시 富者들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었을지 가늠해볼 수 있다.

  두번째로는 현대, 삼성 등 재벌기업의 기원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60-70년대 국가주도하의 개발 중 대부분의 사업은 소위 정부에 뒷줄을 잘 댈 수 있었던 소수의 기업들에 의해서 진행될 수 있었고 이와 같은 대규모 국책 산업을 진행하면서 그 소수의 기업은 재벌화 될 수 있었다. 장기적인 독재정권 아래에서 각종 이권개입, 커넥션 등을 통해 발전할 수 밖에 없었던 재벌기업의 행태를 보아 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이루질 수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부조리가 계속 반복되어 왔고 이런 부조리를 통해 富를 축적한 자들에 대한 인식은 계속해서 나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사회는 학습 효과에 의해 부조리한 사회 시스템안의 富者들 에 대한 경멸 및 혐오증만 키워가게 되었고, 나아가 富者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인식까지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 두가지 원인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올바르지 못한 법적, 정치적, 사회적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었다. 법 체계와 정치 체계가 올바르게 서야  그 사회구성원들의 발전적이며 활발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발전적인 경쟁이 많아져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사회가 올바른 과정을 거쳐 부를 획득한 자들을 긍정적으로 인정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2008/10/23 19:36 2008/10/23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