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공부를 하던 때, 중국의 대표적인 유제품 업체 멍니우(蒙牛)의 성공 비결은 제품의 포장기술의 획기적인 개선에 있었다고 들은 적이 있다. 특수한 포장 기술을 통해 똑같은 우유라도 더 오랫동안 부패없이 보존할 수 있게 되어 유통 과정 중 유제품 보관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어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처음들었을 때는 별 관심없이 흘려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 지금 인도네시아에서 우유를 소비하며 멍니우(蒙牛)의 성공 비결을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접하는 fresh milk, 생우유를 인도네시아에서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신 일반적인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특수방부처리가 된 가공 팩우유(정확한 명칭을 잘 모르겠다)를 소비하는데 이 가공 팩우유는 그 맛과 향 면에서 생우유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하고 이 가공 팩우유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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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우유는 인도네시아 중심 섬(자바섬)이 아닌 술라웨시 섬, 깔리만탄 섬에서는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 우유가 직접 생산되고 인구도
밀집되어있는 자바 섬 혹은 수마트라 섬의 대형 슈퍼마켓 정도는 가야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마실 수 있는 생우유를 찾을 수 있다.
혹여 생우유를 찾을 수 있다 하더라도 1리터들이 생우유 1팩의 가격은 1.5 USD 정도에 달하는데 이는 현지 물가 수준을
고려해보았을 때 어마어마하게 비싼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생우유는 일반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우 짧은(?) 유통기한을 자랑하는데 일반적으로 우유팩에 씌여진
유통기한은 단순히 씌여진 숫자에 불과한 편이다. 슈퍼마켓에 갓 입고된 우유를 사왔다 하더라도 집 냉장고에 2일 이상 놔두면 우유가
버터(?)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심지어는 유통기한이 3일이나 남은 것을 확인하고(그 이상의 유통기한이 남은 우유는
거의 없다. 생산과 유통의 과정을 거치고 막 대형 슈퍼마켓에 입고된 생우유는 보통 3-4일의 유통기한을 남겨두고 있다.)
우유팩에서도 치즈 덩어리가 쏟아져 나오기도 한다.
생우유의 높은 가격은 생산 및 가격 결정 단계에서 부터
폐기 가능성이 높은 우유의 생산가까지 고려해야하기 때문인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넓은 섬나라의 특성상 우유가 생산되고 가공되는 자바 섬에서 우유가 직접
생산되지 않는 깔리만탄 섬, 술라웨시섬까지의 운반 기간과 비용을 고려해보았을 때 주변 섬으로 생우유를 공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미션 임파서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유통업체 및 소매업자의 입장에서 생우유는 3일안에 모두 판매하지
못하면 대부분을 폐기해야하는 큰 리스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은 슈퍼마켓 혹은 편의점에서는 생우유를 취급하지 않는 편이
리스크관리 면에서 훨씬 속 편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대형 슈퍼마켓의 경우 일정량 이상의 구매량은 보장 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슈퍼마켓에 비해 유통 중 손실 리스크가 더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일반적으로 인도네시아인들이 즐겨
찾는 특수 가공 팩우유는 1년이상의 유통기한을 자랑하고 상온에서도 쉽게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강력한
보관의 용의성은 유통 과정 중 부패로 인한 폐기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생우유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유통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가공 팩우유는 그 맛과 향에 있어 생우유에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데, 한국에서 일반적인 우유만 마셔오던
사람이라면 그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1년 이상의 유통기한보장은 가공우유엔 엄청난 양의 방부제양으로 가능해지는데, 한국에서 생우유만 소비해오던 내 입장에서는 이런 사실을 알고서도 기분 좋게 가공 팩우유를 소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잡설이 생각보다 길어졌는데, 이 우유 사태(?)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우유의 포장기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낮은 수준의 포장 기술이 유통 및 관리 비용을 높히고 이 높은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 된다. 이렇게 높은 비용 때문에
소비자들의 생우유 수요는 적을 수 밖에 없고, 이런 적은 수요는 다시 한번 소규모 슈퍼마켓 혹은 편의점의 생우유 유통 리스크를
높혀 공급망을 위축시켜 생우유 시장 규모의 축소에 일조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의
IndoMilk같은 우유 공급 업체가 중국의 멍니우(蒙牛)처럼 우유 포장 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유통 관리
비용을 낮추고 판매 단가까지 낮출 수 있다면 좀 더 싼 가격으로 맛있고 신선한 생우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생우유 시장 규모도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도네시아 유제품 기업에서는 포장 기술 수준의 제고가 기업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을 키울 수 있고, 국민들 입장에선 더 싸게 더 신선한
우유를 마실 수 있어서 좋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둬들일 수 있을텐데 말이다.
(첨부 2009년 9월 14일, 인도네시아 우유 소비량이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적다고 메디안 인도네시아에 보도되었음. 인도네시아는 연간 35만톤의 우유를 생산해 국내 소비의 25%를 충당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높은 우유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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