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묻는 사람들이 계속 많아졌다. 그래서 내가 이곳에서 맡고 있는 업무와 그 목적에 대해서 간단하게 기록으로 남겨두려한다. 나는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이하 KOICA)의 국제협력요원으로 선발되어, 인도네시아의 중부자바 洲정부기관에 파견되었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은 Java 커피로 유명한 자바섬의 중심, 중부자바주의 중심도시(Capital) 스마랑(Semarang)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Transportation, Communication and Information Service Office for Central Java(인도네시아 정식명칭 : Dinas Perhubungan, Kommunikasi dan Informatika, Pemerintah Jawa Tengah)이라는 곳으로 3천만명이 넘는 洲民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교통, 정보통신 서비스를 총괄 관리하는 행정기관이라 할 수 있겠다. 내가 맡고 있는 직책은 ICT Consultant로서 중부자바주내 정보통신관련 이슈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실제 몇몇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여 진행하는 것 이다. more..
내가 처음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기로 하였을 때에는 내 업무 영역이 제대로 정해져있지 않았고 업무 목적 또한 제대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기관의 사람들은 내게 무슨 일을 하기위해 이곳까지 왔냐고 물었을 때, 나 또한 내가 어떤 일을 해야 이 나라, 이 기관에 도움일 될지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그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첫 한달간은 기관의 업무를 파악하고,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관찰하며 보냈다. 전체 사무실에는 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한 사람 한 사람 이름과 특징을 기억하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이 800여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의 유일한 외국인인 나는 모든 사람들에 의해 쉽게 기억될 수 있었고,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한 달을 보내고, 수차례의 회의를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2009년 1년 동안 맡게된 프로젝트는 거창하게 말해서는 전자정부(e-governance)와 중부자바주공식홈페이지 구축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기존의 중부자바주청에서 운영하던 공식 홈페이지의 개편 업무와 웹기반의 인트라넷 시스템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젝트 는 기존의 시스템에 대한 분석과 해외의 사례를 정리한 연구 보고서의 작성부터 시작되었는데, 문서 작성 시간 중에 부족한 언어 능력(인도네시아어) 때문에 사전 뒤지느라 보낸 시간이 절반 이상은 되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내가 연구보고서를 어설픈 인도네시아어로 작성하면 assistant가 다시 받아 다듬어주었고 그 보고서가 높은 분들께 전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중부자바내의 수많은 ICT 담당자들과 인도네시아 유력 통신사 임원들 그리고 중앙정부의 관리들까지 모셔놓고 세미나까지 진행하기도 하였는데, 무언가 거창해보이지만 엄밀하겐 이야기하자면 기존에 이미 예정되어있던 세미나에 유일한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얼굴마담(?) 역할 정도를 맡으면서 전자정부에 관련된 주제를 추가한 정도라 할 수 있다.
기존 중부자바주청의 공식홈페이지는 무분별한 수정, 편집 작업을 통해 참혹한 유저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었고, 이곳에서 관리하는 사람들 조차 다시 어디에서 부터 손을 봐야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홈페이지를 직접 수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한정적(단 2명)이었고, 중부자바주 주청 산하 65개의 부문과 기관에서 보내오는 수많은 정보를 받아 수정, 가공하여 다시 업데이트하는 모든 업무를 전담하였는데, 업무 자체가 열악한 조건하에서 이루어 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새 웹사이트는 좀 더 직관적이고 깔끔한 유저인터페이스를 갖춘 컨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이하 CMS) 기반의 웹사이트를 제작하기로 하였다. CMS 를 이용하면 관리자의 웹사이트내 자료의 입력과 수정의 용의성을 획기적으로 높힐 수 있고, 주청 산하 기관에서도 쉽게 자료 입력을 할 수 있게 될 수 있어서 기존에 사무실에서 책임지고 있던 업무량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글의 앞부분에 밝혔다시피 중부자바주는 인구 3천만명이 넘는 거대한 洲로 주내의 큼직한 행정부문만 따져도 65개나 된다. 주 전체의 비지니스와 행정 시스템은 중부자바주의 주도인 스마랑에 집중되어 있지만 한국의 시, 군 급인 군소도시는 각자의 행정 부문을 갖추고 자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 다양한 행정 업무와 관련하여 군소도시의 행정단위와 중부자바주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낙후한 정보통신 인프라때문에 대부분의 정보교환은 fax, 우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정보의 교환과 공유에 있어서 전반적인 효율성이 매우 떨어졌다.
그래서 웹 기반의 인트라넷 시스템을 구현하기로 하였고 주전체의 행정기관과 주청 산하 기관간의 정보교류를 용의케하고자 하였다. 중부자바주내 전체 네트워크의 중심인 중부자바주청내의 서버를 두어 각 행정기관에서 빠른 속도로 쉽게 접속 할 수 있게 하였으며, 간단하고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갖추어 초보자도 쉽게 자료를 등록하고 열람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각 기관의 담당자 별로 ID를 발급하여 부문별 보안 등급을 나누어 정보간의 보안 수준을 지정할 수 있게하여 좀 더 안정성있는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위에서 언급한 두 시스템이 모두 완성되어 새로운 서버로 이전 작업을 하고 있으며 사무실내의 STAFF들을 대상으로 두차례의 세미나를 거쳐 시스템 관리 업무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이번주 수요일엔 중부자바주청내 전체 행정기관의 IT 관련 담당자를 불러 새로운 시스템과 관련된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현재는 그 세미나와 관련된 임시 메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분간은 10월 정식 오픈 전 베타테스트 기간을 거쳐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는 업무와 시스템 관련 메뉴얼 제작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 할 것 같다.
11월이 되면 관련 프로젝트가 완전히 종료될 것 같은데, 그 뒤로는 2010년에 진행할 프로젝트를 위해 리서치 작업에 몰두 할 것 같다. 10월 중순에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평가회의에 참여하며 차기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조언도 구해야할 것 같다.
인도네시아를 경험하면서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이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할 수 있지만, 나의 능력과 권한의 한계로 많은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해낼 수 있는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앞으로 더 큰 곳에서 더 좋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더 배우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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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내가 인도네시아에서 했던 일
Tracked from Brian's Blarblarblar
2011/10/0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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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컴퓨터를 정리하다 KOICA 활동 사례 수기집에 올린 글을 다시 읽게 되었다. 예전에 쓴 글을 짜깁기해서 다시 정리한 것이었는데, 최근에도 계속해서 받고 있는 '넌 인도네시아에서 뭘 하다 온거냐?'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 것으로 갈음할 수 있었으면 한다.워낙 졸필인데다 글이 길기도 하니 미리 양해해주시면 감사 :)--- 저는 2008년 2차 한국국제협력단 협력요원으로 인도네시아의 중부자바 洲정부기관에 파견되었습니다. 중부자바州廳은 자바...